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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스케치전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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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에 출품하는 그림들은 모두 사생화입니다. 이 스케치 표현은 사실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조형언어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그 체득을 위한 긴 과정입니다. 대학졸업 후 지금까지 늘상 자연이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 야외에서, 실내에서 그 신선한 감흥을 담고자 하여 왔습니다. 자연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 변화 무쌍합니다. 4계절, 시시각각의 풍경들이 빛, 공기, 바람에 따라 보여주는 무게와 형태의 다양함은 훌륭한 미적 대상으로 서양미술의 근원과 전개였습니다. 특히 자연의 기운 생동함은 동양예술관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이미 동양화의 긴 역사에서, 서양의 고전, 자연주의, 인상파화가들이 훌륭한 그림들을 그려 놓았습니다만 샘 솟는 물과 같은 자연의 모습은 그와 관계없이 가슴에 와 닿는 기쁜 충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혼연일체의 그 기품은 정말 그리기 어렵습니다. 아직도 자연의 일부조차 제대로 그리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끝없이 그려 볼만한 매혹적인 대상임도 분명합니다. 이 신비스런 만남의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1991. 11. 남부희